보도자료

[메디칼업저버] "아빠! 병원 또 언제 가?"

작성자 관리자 날짜 2021-06-10 10:17:10 조회수 702

 

MRI 검사가 해저탐험처럼...환자경험·서비스 디자인 중시한 병원 공간 '눈길'

병원 공간이 치료에서 치유의 공간으로 변화하고 있다. 서비스디자인 등 새로운 콘셉트가 병원에 자리하면서 이러한 흐름은 더욱 가속도를 내고 있다. 환자의 경험을 중요하게 생각하면서 병원에서 환자가 생활하는 공간을 치유의 공간으로 꾸미기 위한 움직임은 미국 등 외국에서 먼저 시작돼 확산되고 있다.

▲ GE헬스케어의 어드벤처 시리즈 중 하나인 MRI
GE헬스케어가 선보인 '어드벤처 시리즈'를 대표적인 예로 꼽을 수 있다. '어드벤처 시리즈' 개발에는 스토리가 있다. 더그 디츠 GE헬스케어 수석 디자이너는 자신이 개발한 MRI를 확인하기 위해 병원을 찾았다. 그런데 MRI 검사를 앞둔 소녀가 공포에 질려 우는 것을 보고 더그 디츠는 환자 경험에 대해 고민하게 됐다고 한다. 환아들이 즐겁게 검사를 받을 수 있는 방법에 관한 고민을 시작한 것이다.

그 후 탄생한 것이 바로 '어드벤처 시리즈'다. MRI를 찍는 것이 마치 해저탐험을 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도록 아이들의 공포심을 제거해 MRI에 대한 시각을 완전하게 바꿨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병원의 공간이 환자를 위한 서비스 공간으로 변모하고 있다.
지난 3월 초 코엑스에서 열린 한국헬스케어디자인학회 학술대회 SAP 코리아 형원준 대표는 "기존의 MRI를 보면 아이들이 겁에 질려 울면서 떼를 써 80% 아이들이 마취과의 도움이나 수면제가 필요했다"며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해저나 우주 등의 테마로 바꾼 어드벤처 시리즈로 바꾼 이후로 아이들이 또 오고 싶다는 말을 할 정도로 환자의 만족도가 높아졌다"고 소개했다. 또 "앞으로 환자를 중심으로 하는 디자인 혁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명지병원, 예술치유센터 운영

국내에서도 몇몇 병원이 환자 공간을 새롭게 변신시키면서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는데, 이 중 명지병원이 눈에 띈다. 명지병원은 예술치유센터를 운영하면서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곳이다. 소아응급실을 아이들이 좋아하는 공간으로 꾸몄고, 소아 화장실의 조명도 헬리콥터 등으로 꾸몄다. 이 외에 방사선종양학과를 미술관처럼 만들고 정신과 폐쇄병동도 다른 병원과 달리 음악회를 열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었다.

이소영 예술치유센터장은 환자가 치료를 받을러 왔을 때 예기치 않았던 즐거움을 주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병원에 왔는데 미술관에 온 것 같은 기분이나, 소아응급실에 갔는데 공원에 온 것 같은 상상을 깨는 즐거움을 주고 싶었다는 설명이다.

이 센터장은 "환자들이 상상했던 병원 이미지를 깨뜨리고, 부가적으로 미적 체험을 하면서 치유도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방사선 치료를 받는 사람이 저 그림을 보면서 미적 충족을 느낄 수 있을까 의심하지만 가능하다. 그래서 정신과 폐쇄병동에서 베드사이드 콘서트도 하고, 담당의사가 환자와 함께 공연을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또 "병원을 단순히 치료의 공간이 아니라 치유의 공간이 될 수 있도록 하려고 한 달에 한 번 유방암환자들과 합창대회를 하고, 1년에 한 번씩은 크게 콘서트를 열고 있다"며 "잘 만들어진 공간에서 환자들과 무엇을 하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부민병원도 환자 공간을 좋게 만들기 위한 움직임에 가세했다. 외부 강사의 서비스 디자인 특강을 시작으로 환자가 병원에 들어섰을 때 주차부터 시작해 약국에 이르기까지의 동선을 파악해 고객 중심으로 변경했다. 부민병원 권정아 고객자원팀 과장은 "환자에게 편한 디자인으로 변경한 후 직원과 환자의 만족도가 높아졌고, 재방문 횟수도 증가했다"며 "고객불만도 감소했고, 서비스 디자인을 조직문화로 인식하는 분위기도 형성됐다"고 말했다.

병원 설계도 환자 경험 중요해

환자 경험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향은 병원 건축에서도 두드러지고 있다. 양내원 한양대건축학부 교수는 지금은 병원을 설계할 때부터 병원 공간을 돌봄의 공간으로 인식하고 시작하는 것이 일상화됐다고 말했다. 병원의 환경이 환자 치료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고 한다.

명지병원은 환자를 위한 베드사이드 콘서트를 진행하고 있다.
양 교수는 "1984년 Roger S. Ulrich가 연구한 '병실에서의 그린 효과에 관한 연구 사례'를 보면 정원을 바라보는 병실은 벽을 바라보는 병실의 환자에 비해 예후가 좋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재원 기간도 짧고, 합병증도 적고, 진통제 강도도 낮다"고 강조한다.

최근 새로 지어지는 병원들은 복도의 기능을 연결하는 곳이 아니라 생기(wellness)를 느끼는 곳으로 만들기 위한 움직임도 있다.

양 교수는 "이대 마곡병원도 기능적 복도에서 돌봄의 공간으로 만들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며 "보라매병원의 1층 로비도 좋은 예다. 병원 1층 로비를 유리돔 형태의 아트리움 실내광장으로 꾸몄고, 자연채광이 그대로 스며들도록 했다. 또 24시간 울려퍼지는 전자피아노의 선율로 내원 환자의 정서적인 면까지 고려했다"고 소개했다.

"시각적 정보에만 치중해선 안 돼"

전문가들은 서비스디자인이나 환자경험 등으로 새롭게 불고 있는 이 바람이 단순히 병원을 좋게 꾸미는 것에서 끝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부민병원 권정아 고객자원팀 과장은 환자의 공간을 좋게 만드는 서비스 디자인이 시각적 정보에 치중하는 일이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권 과장은 "환자 경험은 기관의 홍보용 문구로 이용되고 실제 서비스는 여전히 제공자 관점에서 계획되고 실행되는 경우가 많다"며 "CS, QI 패러다임에서 명칭만 변경해 접근하며 일회성 프로젝트로 전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앞으로는 환자가 요구하는 것 이상을 찾아서 헤아리는 서비스를 제공하는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출처: http://www.mo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817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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