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청년의사]의료계의 진정한 혁신? 환자 중심으로 디자인 할 때 이뤄져

작성자 관리자 날짜 2021-06-10 10:11:17 조회수 555

 

기사입력시간 : 2014-03-25 06:41:37최종편집시간 : 2014-03-25 06:41:37 엄영지 기자

[청만사]헬스케어디자인학회 초대 회장 맡은 김세철 명지병원장

[청년의사가 만난 사람]

출산을 앞둔 대다수 산모들은 병원에 가기 전 많이들 불안해한다. 의사들이 바쁘다는 이유로 충분한 설명을 해주지 않기 때문이다. 설사 의사의 설명을 듣는다 해도 확실히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이 많다. 이같은 불편함 때문에 미국의 한 병원은 ‘환자 여정 테이블’을 만들었다. 산모가 출산에 관한 진행 상황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테이블을 만들어, 현재 어느 단계에 있는지, 어떤 절차가 끝나야 퇴원하는지를 알 수 있게끔 한 것이다. 간단한 아이디어였지만 환자 만족도는 매우 높았다.

이는 미국의 디자인 회사 IDEO가 의료기관인 카이저 퍼머난테(Kaiser Permanente)와 함께 한 프로젝트이자 의료에 서비스 디자인 개념을 접목시킨 대표적인 사례다.

미국, 유럽 등 의료선진국을 중심으로 의료에 디자인 개념을 접목시키는 시도가 많아지고 있다. 의사 중심이었던 과거의 의료 패러다임이 환자 중심으로 전환되면서 병원의 모든 시스템을 환자 중심으로 바꿔야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전 세계적 추세에 발맞춰 우리나라에서도 서비스 디자인을 병원에 도입하려는 움직임이 있어 주목된다. 지난 2011년부터 창립을 준비해온 한국헬스케어디자인학회가 지난 14일 공식 출범한 것. 이 학회의 초대 회장은 한국의료질향상학회장을 역임한 김세철 명지병원장이 맡았다. 이날 창립 행사에서 인간 중심적인 의료서비스 제공을 여러 차례 강조한 김 회장의 헬스케어 디자인에 대한 열정은 남달랐다.

김 회장은 “이제는 디자인, 건축, IT 등의 다양한 분야를 의료에 접목시켜 의료계를 발전시켜야 할 시점”이라며 “이를 통해 환자들에게 좀 더 인간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Q. 헬스케어 디자인이란 개념이 생소하다.

- 디자인이라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패션, 가구, 전자기기 등의 외형을 도안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때문에 헬스케어와 디자인의 만남이 의아하고 낯설지 모르겠다. 하지만 디자인이라는 단어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고안해내다’란 뜻이 있다. 그런 의미에서 ‘헬스케어 디자인’은 헬스케어 분야를 발전시키기 위해 무언가 새로운 걸 창조해내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Q. 왜 헬스케어에 디자인 개념을 접목하게 됐나.

- 헬스케어란 말이 영어이기 때문에 거창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이는 아픈 사람을 치료한다는 뜻이다. 환자가 ‘병원에 가서 진찰이나 받고 죽었으면 한이 없겠다’고 말하던 가난한 시절엔 의료가 단순히 아픈 사람을 치료해주는 것이었다. 하지만 경제적 여건 등이 좋아지면서 환자는 ‘병원에 가더라도 양질의 서비스를 받고 싶다’는 소비자 의식이 높아지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환자=병자’라는 개념은 ‘환자=고객’의 개념으로 넘어가, 이제는 환자에게 치료뿐 아니라 ‘인간다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당연시되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됐다. (헬스케어에)환자의 아픈 마음까지도 편안하게 해줘야 한다는 개념이 새롭게 도입된 것이다.

Q. 병원을 환자중심으로 만드는 게 왜 중요한가.

- 첨단 과학기술의 발달로 달에도 가고 화성에도 가는 세상이지만 정작 사람은 없어졌다. 인간적인 면이 없어진 거다. 의사도 환자의 병만 보이지 환자의 마음은 안 본다. 얼마 전 환자가 돼 수술을 받았던 한 의사에게 이런 얘길 들었다. ‘침대에 누워서 수술실로 가는데 보이는 건 천장뿐이고, 수술실 앞에 왔는데 의사들은 자기들끼리 얘기하곤 없어져 버리니 나 혼자 남겨진 듯 외롭고 무서웠다’는 것이다. 이 의사도 자신이 환자가 되기 전까진 미처 이런 느낌을 받지 못했다고 했다. 지금까지 의료는 진정한 의미에서 환자 중심이 아니었다. 단지 형식적일 뿐, 모든 게 의료 공급자 중심이었다. 이제는 공간적인 것뿐 아니라 의료기기, 소품, 서비스까지도 환자 위주로 생각해야 한다.

Q. 우리나라에서는 언제 환자에게 서비스란 개념을 사용하기 시작했나.

- 지난 1992년 경북 안동병원이 일본의 한 택시회사와 결연을 맺고, 이 회사 직원들에게 1년에 두 번씩 친절교육을 받도록 했다. 일본 택시회사 관계자는 안동병원 직원들에게 환자가 오면 병원 복도에 일렬로 서서 ‘안녕하십니까’, ‘어서 오십시오’라고 말하는 걸 가르쳤다. 마치 음식점이나 호텔에서 고객들에게 하듯이 말이다. 당시 권위를 중시하는 대형병원에서는 ‘의사, 병원의 품위를 떨어뜨리게 무슨 짓이냐’, ‘병원이 왜 환자를 고객이라고 하느냐’, ‘병원이 장사하는 곳이냐’ 등 비난의 목소리가 높았다. 하지만 이제는 대부분의 병원에서 환자를 고객이라고 부르고 있다. 병원에서 환자의 질병을 완벽하게 치료하는 것은 기본이고, 이제는 환자의 욕구까지 만족시켜야 한다는 서비스 개념이 확산된 것이다.

Q. 헬스케어 디자인이란 말은 의료인들에게도 아직은 낯설다. 헬스케어 디자인에 대한 우리나라 의료인들의 인식 수준은 어느 정도인가.

- 이제 시작이다. 그동안 IT, 디자인, 건축, 제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각자의 전문지식을 활용해 의료인, 환자에게 도움이 되는 기술을 개발하며 헬스케어 디자인에 발을 담그고 있었다. 하지만 의사는 단지 소수의 사람만이 (헬스케어 디자인에) 관심을 갖고 움직일 뿐이었다. 게다가 이 모든 분야가 단절돼 있어 하나로 융합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많았다.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서 정보도 교환하고 의견을 모아야지 (헬스케어 디자인도) 발전하지 않겠느냐. 이것이 헬스케어 디자인에 관심 있는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학회를 창립하게 된 취지다.

Q. 앞으로 학회의 역할은 무엇인가.

- 공간 디자인, 의료기기 디자인, 서비스 디자인, IT뿐 아니라 인문학이 융합된 개념을 바탕으로 환자에게 인간 중심적인 치료를 해야 한다는 점을 널리 알리는 것이다. 다시 말해 헬스케어 디자인을 발전시켜 사회에 기여하도록 하는 게 학회의 가장 중요한 목표이다.

Q. 우리나라에서 헬스케어 디자인을 어떻게 발전시켜 나갈지 향후 계획이 궁금하다.

- 우선 학회 임원들이 자주 만나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두 달에 한 번은 세미나를 개최하려고 한다. 그리고 춘계, 추계 학술대회를 열어 헬스케어 디자인에 대한 인식도를 높여나갈 것이다. 또 조만간 헬스케어 디자인 어워드를 만들어 (헬스케어 디자인에 대한) 우수 사례를 찾아내 시상하고, 그것을 통해 앞으로 (헬스케어 디자인에 대한) 아이디어를 확산시킬 수 있는 계기를 만들려고 한다. 아울러 (헬스케어 디자인에 대한) 교육 프로그램을 제작, 학생뿐 아니라 의료인 중에 디자인에 관심 있는 분들에 대한 교육의 장을 마련할 계획이다. 일반 회원뿐 아니라 기관 회원을 둬서 기관 직원이 회원 가입을 하면 무료로 (헬스케어 디자인에 대한) 강의를 들을 수 있도록 하려 한다.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

출처 : http://www.docdocdoc.co.kr/news/newsview.php?newscd=201403190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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